영화 속 보석, 카르티에 목걸이가 실제로 가지는 의미
영화 오션스 8(Ocean’s 8)은 2018년에 개봉한 할리우드 범죄 영화로, 여성 캐릭터들이 주축이 되어 진행되는 화려한 보석 강탈극이다.
2000년 핫한 여배우들인 산드라 블록, 케이트 블란쳇, 앤 해서웨이, 리 한나, 헬레나 본 햄 카터 등 총 8명의 주인공이 뉴욕 메트로 폴리탄 박물관에서 열리는 미국 최대 패션 행사, '멧 갈라(Met Gala)’에서 인기 배우가 착용한 엄청난 가치를 지닌 고가의 목걸이를 훔치는 과정을 다룬 영화다.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소품 중 하나는 바로 ‘카르티에(Cartier)의 목걸이’다.
그렇다면, 영화 속에서 등장한 이 카르티에 목걸이는 실제로도 그렇게 값어치가 있는 것일까? 단순한 영화 소품인지, 아니면 실제 역사적 가치가 있는 보석인지 이 글에서는 영화 오션스 8에서 사용된 카르티에 목걸이의 역사와 진정한 가치 그리고 그 디자인의 기원에 대해 깊이 있게 알아보려 한다.
영화 속 ‘투상 목걸이(Jeanne Toussaint Necklace)’의 실제 모델
• 카르티에 디자이너, 쟌느 투상
영화 속에서 등장한 목걸이는 단순한 창작물이 아니라, 실제로 카르티에에서 제작한 ’투상 목걸이(Jeanne Toussaint Necklace)’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 목걸이는 1931년, 인도의 마하라자(Jawaharlal of Nawanagar)를 위해 제작된 보석에서 영감을 얻었다.
당시 카르티에는 세계적인 보석 디자이너이자 예술 감독이었던 쟌느 투상(Jeanne Toussaint)이 이끌고 있었으며, 그녀는 전설적인 하이 주얼리(High Jewelry) 디자인을 선보였다. 그녀의 이름을 따서 영화 속 목걸이도 ‘투상 목걸이’라고 불린다. 잔트 투상은 카르티에에서 활동하는 동안 대담하고 아름다운 여성의 가치를 주얼리로 구현하는데 큰 기여를 했고, 그런 그녀에게서 받은 영감이 투영되어 디자인된 목걸이의 디자인 도안과 사진은 여전히 카르티에 메종의 아카이브에 보존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원본 목걸이는 현재 실존하지 않으며, 오직 역사적 기록 속에서만 존재한다. 영화에서 나오는 목걸이는 실제 모델이 된 목걸이는 남성을 위한 목걸이였기 때문에, 영화에서는 15~20% 축소해서 제작했다고 한다. 그리고 촬영하는데 무리가 될 수 있어 내구성이 단단한 다이아몬드의 대체 물질인 산화지르코늄은 보석명으로 지르콘으로 세팅하여 원래 목걸이를 재현하는데 신경 썼다고 한다.
• 마하라자의 전설적인 보석 컬렉션
1930년대, 인도의 마하라자들은 세계적인 보석 수집가였다고 한다. 특히, 나와나가르(Nawanagar) 마하라자는 희귀한 다이아몬드를 모으는 데 열정을 가졌고, 이를 위해 세계적인 보석상들과 협업했다. 그가 소유했던 가장 유명한 보석 중 하나가 바로 카르티에에서 제작한 다이아몬드 목걸이였다. 이 목걸이는 약 136.25캐럿의 블루 다이아몬드를 중심으로 디자인되었으며, 주변에 다양한 크기의 다이아몬드가 조화롭게 배치된 구조를 가졌다. 당시에도 이 보석은 엄청난 가치가 있었으며, 단순한 액세서리가 아니라 왕실의 권력을 상징하는 아이템이었다.
그러나 원본 목걸이는 현재 존재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서 해체되어 개별 보석으로 팔렸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에 영화 오션스 8에서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은 역사적 의미를 되살리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 영화 속 목걸이의 현대적 가치
카르티에는 영화 촬영을 위해 원본을 재해석하여 새롭게 제작했다. 다만, 실제로 사용된 목걸이는 다이아몬드가 아닌 큐빅 지르코니아(Cubic Zirconia)와 백금으로 제작되었으며, 진짜 다이아몬드를 사용하지 않았다.
실제로 원본 모델을 기준으로 한 실제 가치로 평가한다면, 이 목걸이는 수천억 원 이상의 가격을 가질 가능성이 있다. 만약 마하라자의 오리지널 목걸이가 현재까지 남아있었다면, 경매에서 2억 달러(한화 약 2,600억 원) 이상에 거래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카르티에와 영화 속 목걸이의 역사적 가치
• 카르티에의 역사
루이 프랑수아 카르티에는 설립자로서 프라승 파리에서 화약동의 제조자 아들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손재주가 좋기로 소문이 났었다. 이런 그가 1847년 보석 세공사 수습생으로 일을 시작한 후, 갑자기 스승이 죽게 되자 회사를 인수하게 되고 사명을 '메종 카르티에'로 바꾸면서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명품 주얼리 브랜드 카르티에가 시작되었다.
주얼리 회사 경영을 시작하던 프랑스는 프랑스 혁명으로 사회가 안정되면서 왕실과 귀족들의 무도회와 파티가 열리게 되면서 그들은 스스로를 과시하기 위해 장신구가 필요하게 되고, 이것이 카르티에 발전에 좋은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카르티에는 단순한 보석 브랜드가 아니라, 19세기부터 왕실과 귀족들을 위해 맞춤 제작된 최고급 주얼리를 선보여왔다. 특히, ‘주얼리의 왕(The King of Jewelers)’이라는 별명을 가질 정도로 명성을 쌓아왔다.
이 브랜드의 보석은 단순한 장신구가 아니라, 예술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마하라자의 목걸이 역시 단순한 다이아몬드 컬렉션이 아니라, 당시 보석 디자인의 정점에 서 있던 작품이다.
• 영화 속 목걸이는 단순한 소품이 아닌 디자인 역사적 가치
오션스 8에서 이 목걸이가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비싼 보석이기 때문만이 아니다. 이 보석을 훔친다는 것은 단순한 범죄가 아니라, 권력과 상류층이 독점한 부의 상징을 뒤흔드는 행위다. 주인공들은 이 목걸이를 훔침으로써 단순한 강도가 아니라, 일종의 사회적 메시지를 던진다.
이와 동시에, 카르티에가 제작한 이 목걸이는 단순한 영화 소품이 아니라, 실제 역사적 가치를 반영한 것이기에 더욱 의미가 깊다.
영화 오션스 8에서 등장한 카르티에 목걸이는 단순한 영화 소품이 아니라, 역사적으로 중요한 하이 주얼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원본 모델이 사라진 지금, 이를 다시 복원하는 과정 자체가 보석 역사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또한, 이 목걸이가 영화 속에서 차지하는 위치는 단순한 ‘비싼 보석’이 아니라, 권력과 전통, 그리고 화려한 예술적 감각을 대표하는 아이콘이다. 카르티에가 만든 이 목걸이는 단순한 값비싼 액세서리가 아니라, 보석 디자인 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유산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영화 속 보석 하나에도 숨겨진 이야기와 역사적 가치가 존재한다. 그리고 그 가치는 단순한 금전적 평가를 넘어, 시대를 초월한 문화적 상징으로 남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