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타이타닉은 최근에는 <아바타> 시리즈로 잘 알려진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1997년 작품이다. 당대의 할리우드 청춘스타였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케이트 윈슬렛 주연의 영화로 우연한 기회로 크루즈 티켓을 얻게 되어 타이타닉 호를 탄 화가 잭 도슨과 엄청난 부를 가진 재력가의 약혼자인 로즈 드윗 부카더의 운명적인 사랑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영화는 실제로 1912년 4월 15일 타이타닉호의 침몰한 사건을 배경으로, 시나리오가 쓰여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더욱더 탄탄한 스토리로 인정받았다. 그리하여 제70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촬영상, 편집상, 미술상, 의상상, 음악상, 주제가상, 음향편집상, 음향믹싱상, 시각효과상 등의 무려 11개 상을 석권하면서 현재도 기억되는 명작으로 꼽히고 있다.
이렇게 흥행 1위의 인기를 끌었던 영화 속에서 '하트 오브 더 오션(Heart of the Ocean)'이라는 다이아몬드 목걸이는 상징적 요소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영화의 초반부에 등장하는 '하트 오브 더 오션'은 푸른색 다이아몬드 목걸이로, 로즈의 약혼자 칼 호클리(빌리 제인)가 그녀에게 선물한 것이다. 이 목걸이는 단순한 악세서리가 아닌 영화 내내 부와 권력, 그리고 사랑과 자유의 상징으로 활용이 되고 있다.
• 부의 상징 : 로즈가 속한 상류층의 삶과 사회적 구속을 나타냄과 함께 상류층과는 거리가 먼 아메리칸드림을 꿈꾸며 승선한 잭이라는 인물이 대비되는 부분이다.
• 사랑의 상징 : 로즈의 약혼자는 사랑을 의미로 선물하지만, 진정한 사랑은 잭과의 소통을 통해 느끼게 된다. 이로써 사랑을 연결해 주는 중요한 아이템이 하나로 의미한다.
• 자유와 해방 : 영화의 후반부, 목걸이를 남몰래 간직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바다에 던지는 장면은 그녀가 과거의 억압된 삶을 완전히 떠나 보낸다는 작별의 의미를 담고 있다.
다양한 의미로 중요한 자리를 잡고 있는 '하트 오브 더 오션'이라는 목걸이는 과연 실제로 존재하는 보석일까?
실제로 존재하는 보석은 아니지만 이 목걸이의 디자인은 역사적인 블루 다이아몬드 보석인 "호프 다이아몬드(Hope Diamond)" 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호프 다이아몬드는 18세기 이후 매우 큰 크기로 45.52캐럿의 푸른색 다이아몬드로, 현재 워시턴 D.C. 스미스소니언 자연사 박물관 1층, 별도의 이름을 가진 공간에 전시되어 있다. 또한 호프 다이아몬드는 관람객의 시력 보호를 위해 90도씩 돌아가면서 5초 간격을 두고 360도 빙빙 돌아가기 때문에 전면을 한 자리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이것은 너무 오래 보면 저주에 걸리기 때문에 회전을 시키는 것이라는 도시 전설이 돌기도 했다. 과연 호프 다이아몬드는 어떤 저주를 가지고 있는 것일까?
세계 4대의 피의 다이아몬드
호프, 피렌체, 상시, 리전트 라 명명된 4개의 다이아몬드는 모두 마리 앙투아네트가 지녔다는 공통점과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먼저, 피렌체 다이아몬드(Florentine Diamond)는 옐로우 색상으로 이탈리아 토스카다 대공을 시작으로 오스트리아 마리아 테리지아로 전해진 후, 프랑스 마리 앙투아네트가 가지게 되지만 이들 모두 몰락하고 만다. 마리 앙투아네트 이후 오스트리아 엘리자베트 폰 비텔스바흐와 마지막 치타 황후에게 전해지지만 이들 역시 몰락가의 저주는 이어진다. 1918년 합스부르크 왕가 이후 다이아몬드는 사라지고 만다.
또한, 상시 다이아몬드(Sancy Diamond)는 화이트 컬러(은백색)로 1570년 터키 주재 프랑스 대사인 상시가 프랑스로 가지고 오게 된다. 엘리자베스 여왕 1세가 구매한 후 영국 왕실의 소유가 되지만 제임스 2세가 명예혁명 중 프랑스로 망명하면서 마리 앙투아네트에게 전해지고 다시 러시아로 가게 된다. 러시아의 로마노프 왕조에 다다르지만, 수많은 도난으로 인하여 소유주는 끊임없이 바뀌게 된다.
1978년에야 비로소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되기까지 프랑스, 영국, 러시아 왕가는 역시나 몰락을 맞이하게 된다.
리젠트 다이아몬드(Regent Diamond)는 140.5캐럿으로 유럽에서 사이즈가 가장 큰 다이아몬드에 속한다. 원석은 인도의 노예가 발견하여 발목에 상처까지 내면서 숨긴 후 도주했지만 배의 선장에게 들키고 살해된다. 노예를 죽이고 빼앗은 다이아몬드를 팔아버린 후 타락하며 살다가 자살한다. 리젠트 다이아몬드도 프랑스의 마리 앙투아네트의 소유가 되고, 그 후 나폴레옹이 지닌 칼에 장식으로도 쓰이지만 이들 모두 최후는 아름답지 않은 생을 살게된다.
마지막으로 호프 다이아몬드는 붕소 성분이 섞이면서 블루 계열의 컬러는 띠고 있다. 1600년대 중반 인도에서 112캐럿으로 채굴된 후, 프랑스 루이 14세가 사서 67캐럿으로 세공하여 소유한다. 하지만 단 한 번 착용 이후 천연두로 사망하는 불행을 맞이하게 된다.
이는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에게 전해지지만 이들 역시 단두대로 처형되는 슬픈 전설이 되고 만다.
1792년 9월 프랑스 왕실에서 없어지지만 1830년 런던에서 다이아몬드를 보고 반한 영국의 부호 헨리 호프가 사들인다. 이에 호프 다이아몬드라는 이름이 붙여지게 되지만, 몇 년 뒤 자산을 파산하게 되고 가족 모두 비극적인 운명을 피해 갈 수는 없었다. 이러한 전설이 전해지자 1958년 보석상을 하고 있던 해리 윈스턴이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 이 다이아몬드를 기증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유명 보석 브랜드의 ‘하트 오브 더 오션’ 제작 사례
이렇듯 전설들은 실제 타이타닉호에 귀보석들이 실려있었다는 기록이 뒷받침 되고있다. 타이타닉 호 침몰 당시, 한 상류층 여성이 블루 사파이어 목걸이를 착용하고 있었다는 생존자의 증언이 있지만, 영화 속의 '하트 오브 더 오션'과는 같은 보석이 있었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영화 타이타닉이 전 세계적으로 흥행을 하면서, 영화 속 주얼리 '하트 오브 더 오션'을 모방한 다양한 제품들이 실제로도 제작되었었다. 1998년 명품 주얼리 브랜드 해리 윈스턴(Harry Winston) 에서는 20억원 정도 하는 다이아몬드 목걸이가 제작되었다. 이는 171캐럿의 사파이어와 15캐럿의 다이아몬드가 셋팅 된 목걸이로, 영화의 주제가를 부른 셀린 디온이 1998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착용해 지면서 유명해 졌다. 이 후, 다양한 주얼리 브랜드에서 '하트 오브 더 오션'의 레플리카 제품들이 출시 되었다. 블루 컬러를 기본으로 사파이어 또는 크리스털 목걸이들이 제작되어 판매되었다. 일부 주얼리 브랜드에서는 수백만 원대 고급 주얼리부터, 수십만 원대의 대중적인 제품까지 다양한 가격대로 출시되어 대중의 인기를 끌었다.
타이타닉이라는 영화 속의 '하트 오브 더 오션'은 영화적 상상력에서 탄생한 가상의 주얼리이지만, 역사적인 전설의 '호프 다이아몬드'에서 영감을 받았을 가능성은 매우 크다. 영화 이후 '하트 오브 더 오션'을 모방한 레플리카 제품들이 많이 제작되면서 영화 속 주얼리가 현실에서도 존재하며 이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에게는 전설을 소유한다는 생각이 들게끔 해 주기도 했다. 그리하여 단순한 주얼리를 뛰어넘어 부, 사랑, 자유를 상징하는 보석으로 영화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주었다.